美수소폭탄 탄두 ‘W-76’교체 논란

  • 입력 2005년 4월 4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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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냉전시대에 개발한 소형 수소폭탄 탄두 W-76의 교체 문제를 둘러싸고 과학자들이 거센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미 행정부는 2007년부터 10년간 20억 달러(약 2조260억 원)를 투입해 W-76 탄두의 수명을 늘리기 위한 정밀조사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그러나 무기 전문가들은 W-76 탄두에 구조적인 결함이 있기 때문에 W-76 탄두를 수리하는 게 아니라 아예 새로운 모델로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군이 운영하는 핵탄두 5000기 가운데 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500기가 W-76 모델. 특히 미국이 지상 미사일과 전투기를 이용한 핵전력 의존도를 낮추면서 트라이던트Ⅱ 잠수함 발사 미사일에 장착되는 W-76 모델의 중요성이 커졌다. 따라서 W-76 탄두의 수명 연장 또는 교체 여부는 미 핵전력의 변화와도 직결된 문제인 셈이다.

1970년대에 개발된 W-76 탄두는 적국의 군사기지를 공격할 목적으로 개발됐다.

W-76이 문제가 된 것은 폭탄 제조업체들이 핵무기 위력을 강화하기 위해 소형화 경량화에만 집착하다 보니 기폭장치와 수소를 둘러싸고 있는 W-76 탄두의 방사능 케이스 두께가 너무 얇아졌기 때문. 논란의 핵심도 바로 이 점이다.

현재 미 정부 관리들은 이 같은 기능상 결함을 부인하고 있다. 다만 오래된 탄두를 새로운 것으로 교체할 필요가 있다는 점만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W-76의 방사능 케이스가 핵융합에 필요한 고온을 얻기 위한 1차 핵폭발의 충격을 견디기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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