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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3월 17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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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전 총리는 이날 하버드대 행정대학원(케네디스쿨)이 주최한 세계 주요 정치지도자 초청 포럼에 참석해 ‘한미 동맹과 북한 문제’를 주제로 연설한 뒤 질의응답 시간에 “북한의 2·10 핵 보유 성명을 계기로 북핵 문제가 중요한 전기를 맞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강연 후 뉴욕의 한국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는 자리에서도 “북한이 핵 개발을 계속할 경우 현재 수준의 경협도 북핵 문제와 연계시켜야 한다”고 강조하며 대북 비료지원 문제에 대해서도 같은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 전 총리는 “지금은 외교적 평화적 해법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면서 “6자회담의 틀 내에서 미국이 진지하게 북한과의 양자대화를 활용해야 하며 남북한과 미국 간 3자대화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그는 “북한이 두려움 없이 회담장에 나올 수 있도록 미국이 북한의 안전보장에 관해 약속하도록 권하고 싶다”면서 “대신 북한도 핵프로그램을 완전히 투명하게 폐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연설을 위해 유종하(柳宗夏) 전 외무부 장관과 박수길(朴銖吉) 전 유엔대사 등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고 전 총리는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도 국내 정치 상황과 관련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차기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는 “백수가 무슨 정치 이야기냐. (주변 사람들이) 묵묵부답으로 있으라고 하더라”면서 대답을 피했다.
그는 ‘미국 강연이 대권 행보의 시작이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서도 “하버드대에서 작년 가을에 초청했는데 그동안 미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버드대나 보스턴 한인회가 제안한 리셉션도 모두 사양했다고 덧붙였다.
고 전 총리는 18일엔 하버드대 교수들과 함께 ‘핵 관리’를 주제로 한 워크숍에 참석한 뒤 자신이 재단이사로 있는 시러큐스대를 방문하고 24일 귀국할 예정이다.
케임브리지(미 매사추세츠 주)=홍권희 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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