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 “대만독립 선포 않겠다”

  • 입력 2005년 2월 24일 18시 08분


코멘트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은 24일 제2 야당인 친민당 쑹추위(宋楚瑜) 주석과 여야 영수 회담을 갖고 임기 내에 대만 독립을 선포하지 않기로 하는 등 양안 유화정책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천 총통이 지난해 12월 총선 패배 후 원활한 정국 운영을 위해 내놓은 ‘국내용’으로 평가 절하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편 중국과 대만은 20∼30년간 유효한 임시 평화협정을 체결해 전쟁 발발의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대만의 조지프 우 대륙위원회 위원장이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회견에서 밝혔다. 이는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을 포기하면 대만은 독립을 추진하지 않을 것임을 뜻한다.

▽공동성명 내용=천 총통은 자신의 최대 정적(政敵) 중 한 사람이자 대만 독립을 반대하며 양안 현상 유지를 주장해 온 쑹 주석에게 △임기 내 독립을 선포하지 않고 국호(國號)를 변경하지 않으며 △독립 관련 국민투표를 실시하지 않고 양국론(兩國論·대만과 중국은 각각 다른 국가)을 제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특히 헌법 개정시 ‘국가 주권과 영토, 대만 현상 변경’ 내용을 다루지 않으며 설(춘제·春節) 전세기 양안 직항 방식으로 화물전세기 직항 또는 통상(通商), 통우(通郵), 통항(通航) 등 3통(3通)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 대신 △중국의 무력 위협에 대처해 안보 목적의 무기 장비 구매를 확대하며 △양안 평화발전시스템을 설립하고 △양안 군사 완충지역의 공동 추진에 대한 양보를 이끌어냈다.

▽회담 배경=여야 영수회담이 성사된 것은 지난해 12월 총선에서 집권 민진당의 패배와 제2 야당인 친민당의 퇴조로 양당간 물밑 협조 분위기가 작용한 데 따른 것이다. 국민당과 친민당의 야권을 분열시켜 향후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도 있다.

천 총통은 지난해 5월 재집권 취임사에서도 대만 독립을 선포하지 않겠다는 등의 양안 유화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천 총통이 여야 영수회담을 통해 친민당에 양보 태도를 보인 것은 지난해 총선 패배로 선거 전 내세웠던 ‘2006년 새 헌법 제정을 위한 국민투표→2008년 새 헌법 시행’이라는 독립 시간표가 사실상 무산됐다는 현실을 인정한 데 따른 것이다.

또 중국이 다음 달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제정할 반국가분열법에 대한 부정적인 국제 여론 조성 목적도 띠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회담 결과에 대해 “대만 국내 정치용으로 천 총통의 독립노선이 바뀌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평가 절하했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