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암살모의’ 재판의 방향은…

  • 입력 2005년 2월 24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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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테러 조직 알 카에다와 연계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암살을 모의한 혐의로 워싱턴 DC 연방 법원에 기소된 아랍계 미국인 아메드 오마르 아부 알리(23·사진)의 재판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초점은 미 법원이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의 수사 결과를 인정할 것인지와 사우디 수사기관의 고문 여부에 대한 진실 게임.

미국 휴스턴 태생인 아부 알리에게 적용된 혐의는 부시 대통령 암살 모의 및 미국 내 알 카에다 세포 창설 기도 등으로 이들 혐의가 모두 인정되면 그에게는 최대 80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

워싱턴 근교의 사우디계 고교를 졸업할 당시 학생 대표로 고별사를 읽기도 했던 그는 이슬람 신학 공부를 위해 사우디의 메디나대에 유학 중이던 2003년 6월 체포돼 20개월간 현지에서 수감됐다.

그는 체포 한 달 전 리야드의 서방인 거주지 3곳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23명이 살해되자 다른 용의자 18∼19명과 함께 붙잡혔다.

아부 알리는 수사과정에서 부시 대통령 암살 요원을 훈련시킨 혐의로 이미 기소된 사람들과도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아부 알리 부모는 그가 사우디 수사기관에 의해 고문당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미 정부가 이를 방치했다며 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미 국무부는 말썽이 일자 미국으로 신병을 인도할 것을 요청했으며 아부 알리는 22일 미국에 도착했다.

미국에서의 재판을 위해 선임된 아부 알리 측 변호인은 그의 등에 채찍 고문으로 생긴 상처가 있다며 고문에 의해 불법 취득된 증거는 무효임을 주장하고 있다.

이 재판은 미국 검찰이 외국 정부가 수집한 정보에 의존해 재판을 진행하는 첫 케이스이기도 하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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