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中에 인권 중요성 상기시킬것”…대외정책 다소 완화

  • 입력 2005년 1월 27일 18시 18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6일 백악관에서 집권 2기 출범 후 첫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한 백악관 출입기자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2000년 ‘포린 어페어스’ 기고문 얘기를 꺼내며 문제의 논문이 외교정책에 미친 영향을 묻자 부시 대통령은 단호한 어조로 “내가 대통령이다. 국정운영 기조는 내가 정한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또 한 기자가 사회보장제도에 대해 질문하자 부시 대통령은 기자에게 “아이가 몇 살이냐”고 물은 뒤 “내 계산이 맞는다면 지금 14세인 그 아이가 50세가 되면 현재의 사회보장제도는 붕괴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자신의 취임사를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내가 얘기한 ‘자유의 확산’은 미래를 위한 새롭고도 대담한 목표”라고 강조하고 기존 외교정책과 병행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음 주로 예정된 연두교서 때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좀 더 구체적인 입법 과제들을 밝힐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외교정책=부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밝힌 ‘폭정 종식’이란 목표는 새로운 정책이 아니라 장기적인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유의 확산을 대외관계의 척도로 삼을 것이냐는 질문에 “외교는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식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미국은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성취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현실 정치와 자유의 확산이라는 이상을 모두 추구해 나갈 수 있다는 뜻이었다.

예컨대 중국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의 파트너 역할을 하고 있지만 중국 지도자들에게 인권과 인간의 존엄성을 계속 상기시킬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과거 중국 지도자들을 만났을 때도 달라이 라마 문제와 가톨릭계의 우려를 제기하고 종교의 자유가 건전한 사회의 일부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 쿵취안(孔泉) 대변인은 27일 “우리는 민주주의 발전과 법치에 대해 확고한 신념이 있고 자체 속도로 진전을 이뤄 가고 있다”면서 “누구도 우리에게 그렇게 해야 한다고 일깨워 줄 필요가 없다”고 대응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또 중국이 시장에 근거한 환율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해 향후 위안화 평가 문제가 양국간 현안으로 부상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도 민주주의 개혁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이라크 총선=회견의 초점은 역시 총선을 앞둔 이라크였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인들은 자유사회를 두려워하는 테러범들을 무시하고 투표에 참가하라”고 촉구하고 “선거 자체가 이라크 역사상 위대한 기회”라고 말했다.

이라크 총선 투표율에 대해 낙관론을 피력한 부시 대통령은 “테러범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지만 선거는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 2기 외교구상
국가2기 구상(1월 26일 기자회견)
중국“북핵 관련 도움은 받겠다. 그러나 앞으로도 인권 및 인간존중의 혜택을 상기시키고, 종교의 자유도 강조하겠다.”
러시아“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칠레 정상회담에서 논의했다. (미국이) 서방의 가치를 확신한다는 점을 다짐했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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