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동산 시장에 다시 부는 '엔화 바람'

  • 입력 2005년 1월 27일 14시 38분


일본인들이 15년만에 미국 부동산 시장을 다시 기웃거리고 있다.

1980년대 미국 부동산을 대거 매입했다가 10년만에 가격이 절반으로 폭락해 큰 손해를 보았던 일본인들이 다시 투자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이번엔 지난번과 달리 천천히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6일 보도했다.

1986년부터 뉴욕 맨해튼에 대형빌딩을 갖고있는 일본 최대의 부동산 회사인 미쓰이 부동산은 맨해튼의 미드타운과 워싱턴에서 건물을 물색중이다. 이 회사 마이클 맥마흔 수석부사장은 "기념비적인 건물이 아니라 발전 가능성이 높은 건물을 찾는 중"이라며 "잘될지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를 포함해 6개월 전부터 노련한 부동산회사들이 1억달러 가격대의 빌딩들을 찾기 시작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외국부동산업자협회(AFIRE)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미국 부동산을 적극적으로 사들여 이 협회의 회원이 된 사람들은 독일 호주에 이어 일본이 꼽히고 있다.

이 협회 제임스 펫게터 회장은 "최근 6개월간 일본은 지난 6년에 비해 훨씬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일본 신문이 처음으로 인터뷰하러 올 정도"라고 말했다.

일본 자본들은 대부분 개인소유의 빌딩보다는 공개회사의 지분을 구입하는 형태로 부동산 투자에 나선다.

2003년 10월 일본에서 판매가 허용된 리츠(REITs)에 대한 투자는 꾸준히 늘어 지난달말 현재 총 46억달러로 불어났으며 3분의 2는 미국 리츠에, 나머지는 다른 나라 리츠에 투자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금액은 미국내 리츠 투자총액 3000억달러에 비하면 아주 작지만 '매우 고무적인 숫자'라고 부동산투자업계에선 평가한다. 일본 리츠 투자에 대한 배당은 미국 리츠의 평균 6%에 비해 낮은 3.5∼4% 수준이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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