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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1월 9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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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남쪽으로 160km 떨어진 해안도시 마타라 외곽의 가미니 위두할라(학교).
지진해일(쓰나미·津波)로 보금자리를 잃은 이재민 400여 명이 임시 거처로 쓰는 교실 한 쪽에 수십 명이 줄을 서 있었다.
줄을 따라 들어가 보니 한국인 의사가 밀려드는 환자를 진료하느라 여념이 없다.
경남 진해시에서 복음외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의동(金義東·56) 원장.
그는 쓰나미 참상을 듣고 병원을 휴업한 뒤 부인과 간호사 2명을 데리고 5일 이곳에 왔다. 김 원장 일행은 국제구호단체 ‘굿네이버스’(회장 이일하·李一夏) 봉사팀에 합류해 의료 캠프를 차렸다.
지난해 12월 30일 출발한 굿네이버스 1차 팀과 함께 오고 싶었지만 오랜 기간 병원 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에 입원 환자들과 예약 환자들에게 다른 병원을 알아봐 주고, 소견서를 쓰느라 출발을 며칠 연기했다.
피해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팔다리 부상자와 당뇨, 고혈압 환자들이 밀려들었다.
“워낙 의료시설이 모자란 데다 이곳 병원에서 치료를 대충해줘서 상처가 곪는 등 오히려 악화된 환자들이 많았어요. 그리고 설탕을 많이 먹는 식습관 때문에 만성 질환인 당뇨와 고혈압 환자들이 많은데 집에 둔 약이 모두 물에 쓸려가 버리는 바람에 약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어요. 이들에게 필요한 약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워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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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진해에서 개업한 김 원장은 돈보다는 의사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돕고 싶어서 93년부터 해외 의료봉사 활동에 나섰다.
매년 1, 2주일씩 르완다 인도 방글라데시 등 열악한 지역에서 진료활동을 해 온 덕분에 이번 쓰나미 피해지역 진료에서도 어려움이 덜한 것 같다고 웃었다.
스리랑카=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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