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장관 온건파 파월 대신 ‘매파’ 라이스 유력

  • 입력 2004년 11월 3일 18시 26분


코멘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집권 2기의 새 내각 진용을 어떻게 짤까. 과거 경험을 볼 때 일괄 발표는 하지 않겠지만 12월 중순이면 새 내각의 면면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안보팀=먼저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리며 외교 일선을 담당했던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퇴장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이라크전 및 대북 정책 수립 과정에서 온건 노선을 주장해 이라크 선제공격 등 강경노선을 선도해 온 행정부 내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과 갈등을 빚어 왔다는 게 정설이다.

파월 장관과 호흡을 맞춰 온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도 연임 의사가 없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파월 장관의 높은 인기를 의식한 부시 대통령이 그를 놓아주지 않을 것이며, 국방장관으로 임명할지도 모른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차기 정부에서도 일단 잔류할 것으로 보인다. 그 자신이 그런 뜻을 밝혀 왔다. 하지만 말 그대로 ‘일시 잔류’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수용소 포로 학대 파문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표명했지만, 럼즈펠드 장관의 독단적인 행동이 미 의회 관계자들은 물론 동맹국들과 불화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이 ‘정확한 나의 정보원’이라고 부를 만큼 두터운 신임을 받아 온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파월 장관의 후임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 외교정책의 최대 현안인 이라크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로버트 블랙윌 NSC 이라크 정책 책임자나 최근 유엔 대사로 임명된 존 댄포스 전 상원의원도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라이스 보좌관은 또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과 함께 국방장관 물망에도 오르고 있다. 만일 그가 국방장관이 되면 울포위츠 부장관은 라이스 보좌관의 후임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네오콘의 대표주자인 울포위츠 부장관의 국방장관 기용은 부담스러운 선택이라는 내부 의견도 없지 않다. 이 밖에 스티븐 해들리 NSC 부보좌관과 루이스 리비 딕 체니 부통령 비서실장 등이 라이스 보좌관의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다.

▽경제·사회팀=존 스노 재무장관의 후임에는 여러 명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현 스티븐 프리드먼 백악관경제보좌관, 캘리포니아 출신 사업가 제럴드 파스키, 로버트 졸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조슈아 볼턴 백악관예산실장 등이다.

부시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인 돈 에번스 상무장관은 앤드루 카드 백악관비서실장이 교체되면 그 후임으로 백악관에 입성할 가능성이 크다.

부시 대통령은 또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 후임으로 흑인인 래리 톰프슨 전 차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밖에 로드 페이지 교육장관과 토미 톰프슨 보건복지장관, 노먼 미네타 교통장관도 2기 행정부에서 교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로브가 역시 일등공신=이번 대선의 일등공신은 역시 칼 로브 정치참모라는 평이다. ‘부시 대통령은 로브 참모의 생각대로 움직이는 연극배우’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1992년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 것은 공화당이 기독교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부시 대통령에게 낙태와 동성애자 결혼, 줄기세포 연구 등에 강경 입장을 취하도록 충고해 보수표 결속을 다진 것도 로브 참모였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