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정정 불안 속 외교활동 본격화…내전 조짐

  • 입력 2004년 7월 18일 16시 20분


이라크의 이야드 알라위 총리가 취임 후 첫 중동 순방에 나서 이라크 과도정부의 본격적인 대외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저항세력의 테러공격과 과도정부 고위인사에 대한 암살공격이 계속되고 수니파 고위성직자가 범종파적인 대미성전을 촉구하는 등 국내 치안불안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일부 도시에선 후세인의 재집권을 주장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등 내전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외교무대 복귀 초읽기=알라위 총리는 이번 주부터 요르단을 시작으로 이집트, 시리아, 쿠웨이트 등 중동 4개국과 이란과 파키스탄 등 서남아시아 2개국 방문길에 나선다. 또 21일 카이로에서 이라크 과도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각료급 회의인 '이라크 주변 7개국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한다.

그는 극심한 치안혼란이 지속되고 있는 이라크에 대한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알라위 총리는 이미 15일 중동 순방 일정을 발표하면서 이집트, 모로코, 오만, 인도, 방글라데시 등 6개국에 군대 파병을 요청했다.

요르단 등 인접국들의 파병 제의에 대해 "혼란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며 거부한 과거와 다른 모습으로 국내 치안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내전으로 치닫나=바그다드 북부도시 바쿠바에선 18일 150명의 시위대가 알라위 총리를 비난하면서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의 복귀를 주장했다.

또 팔루자와 함께 수니파 저항세력의 중심지인 라마디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강경파 성직자 셰이크 아크람 우바예드 푸라이가 범종파적인 대미성전을 촉구하고 나섰다. 푸라이는 16일 주례기도회에서 "부시 미 대통령이 이라크에서 철군하지 않으면 라마디를 미군의 묘지로 만들 것"이라면서 "종파를 떠나 모든 이라크인들이 대미성전에 나서야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같은 날 바그다드의 다른 지역에선 이라크인들이 후세인 인형을 매달고 불태우는 모습이 APTN에 의해 보도됐다.

미군의 지원을 받으며 과도정부를 장악하고 있는 수니파와 후세인 정권시절을 그리워하는 수니파와 갈등과 충돌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점입가경(漸入佳境)인 치안불안=17일 바그다드 서부지역에서 집을 나서 이동하던 말렉 도한 알 하산 법무장관이 폭탄테러 공격을 받았으나 무사했다. 테러단체 '유일신과 성전'은 한 이슬람 웹사이트을 통해 "배신자에 대해 응징을 단행했다"며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바그다드 남부 이라크 방위군 본부 입구에서 차량폭탄이 터져 방위군 지원자 2명이 죽고 25명이 다쳤다. 또 18일 북부도시 베이지 부근과 사마라 근처에서 미군 호송차량이 폭탄공격을 받아 미군 3명이 죽고 4명이 부상했다.

한편 알라위 총리가 이라크인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저항세력 6명을 직접 총살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와 저항세력의 반발이 예상된다. 호주 일간지 시드니 모닝헤럴드는 17일 주권이양 며칠 전 알라위 총리가 눈을 가리고 수갑이 채워진 채 벽을 향해 줄지어 서 있던 수감자들에게 "사형으로도 부족하다"면서 총살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알라위 총리실은 이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디지털뉴스팀

이호갑기자 gdt@donga.com

바그다드=외신 종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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