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2등國 반란’ 거세다…中-印-브라질 등 상호협력

  • 입력 2004년 7월 12일 18시 38분


《미국 일본 유럽 등 ‘1등 국가’들에 대해 중국 인도 브라질 등 ‘2등 국가’들이 강력하게 도전하면서 세계 경제판도에 지각변동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11일 보도했다. 2등 국가들이 지금의 경제성장 행보를 지속하면 21세기 중반에 1등 국가들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들은 이미 몇몇 분야에서 1등 국가들의 아성에 도전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2등 국가간에 구축한 상호 경제협력의 틀이 강화되는 추세가 뚜렷하다.》

▽2등 국가의 반란=3년 전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3국은 세계무역기구(WTO)로부터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복제 치료약의 제조 및 수출 허가를 따냈다. 에이즈가 창궐한 국가들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미국 유럽 다국적 제약사들의 반대를 물리쳤다.

또 지난해 2등 국가들은 WTO 협상이 개최된 멕시코 칸쿤에서 1등 국가들에 맞서 집단 저항을 펼쳐 회의를 무산시켰다. 올해 4월에는 브라질이 미국 목화 재배농가에 대한 직접 보조금을 WTO에 제소해 미국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2등 국가들은 이러한 몇 차례의 승리를 계기로 세계 무역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싸움에 뛰어들었다. 중국과 인도 두 나라의 인구만 해도 22억명이 넘어 이들의 구매력도 무시할 수 없는 무기이다.

IHT는 “한때 약자로 간주되던 2등 국가들이 이제 경제적 야심을 불태우고 있다”면서 “이들의 강력한 동력은 중국과 인도의 가파른 성장세에서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1등을 왕따시켜=2등 국가들은 상품 판매자와 소비시장을 구비한 상호보완적 동맹체제를 갖춰 나가고 있다. 중국의 상품 제조능력과 신흥 중산층, 인도의 소프트웨어(SW) 개발력, 남미의 원유 광물 농업자원이 대표적 요소로 꼽힌다.

이들의 전체 수출 중 40%가 2등 국가들 사이에서 소화되며, 이는 매년 11%씩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은 2등 국가들에서 원료를 수입하는 한편 자본을 투자하는 중심축. 중국의 2등 국가들에 대한 직접투자는 350억달러(약 40조원)가 넘는다.

특히 이들간에 구축되고 있는 협조체제는 이라크전쟁과 예산적자 급증으로 이미지가 실추된 미국을 따돌리고 있다. IHT는 “중국과 인도는 영원히 미국에 의존하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는 2050년이 되면 국내총생산(GDP) 1위 국가는 중국이 되고 미국은 2위로 밀려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3위 인도, 4위 일본, 5위 브라질 러시아의 순으로 대폭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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