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3년 11월 30일 17시 37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영국 파이낸설타임스 보도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중국은행 건설은행 공상은행 농업은행 등 4대 국유 상업은행에 대해 대대적인 개혁에 나섰다.
중국은 또 이들 국유 상업은행의 부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라는 것. 3840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액의 일부를 이용하는 방안, 국채 발행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
이와 관련해 중국 은행감독위원회(CBRC)의 류밍캉(劉明康) 위원장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은행의 주요 간부 직책에 외국인 전문가를 영입하고 증시 상장을 추진하며, 외국 자본이 지분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등의 개혁안을 3∼5년 안에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선 2005년 하반기까지 현재 100% 정부 소유로 돼 있는 4대 국유 은행에 외국인 투자를 허용하고 재무이사(CFO)나 기술이사(CTO) 등 고위직에 외국 전문가를 영입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외국인이나 홍콩계 중국인이 일부 은행의 이사회에 참여하는 경우는 있지만 대규모 은행의 경영에 직접 관여하는 경우는 없다.
또 은행장은 공산당이 지명하는 현행 방식에서 주주총회가 인정하는 이사회에서 결정하는 방식으로 정해질 전망이다.
CBRC는 은행 개혁을 위해 이달 초 전원 외국인들로 이뤄진 국제자문단을 출범시켰다. 자문단은 에드워드 조지 전 영국은행 총재, 앤드루 크로켓 전 국제결제은행 이사 등 금융계 베테랑들로 구성됐다.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4대 은행의 구조조정은 일부 성과도 보였다. 이 기간 중 25만명을 감원했고 영업 손실이 나는 곳 등 4만5000여개의 지점을 정리했다. 또 중국은행과 공상은행은 각각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언스트 앤드 영과 회계감사 계약을 맺고 국제 기준에 맞는 회계 투명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는 주요 기업이 은행에서 빌리는 돈 중 80%가량을 이들 4대 은행이 조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만약 앞으로 중국 경제가 현재와 같이 연 8%대의 성장을 지속하지 못하고 주춤하기 시작하면 한국의 외환위기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
중국 정부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중국 4대 국유 상업은행들의 부실 자산은 총 자산의 23%인 약 2조위안.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제로는 3조5000억위안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4대 은행 중 중국은행 공상은행 건설은행 등 3곳은 공적자금을 지원받아 부실 채권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한 후 3년 안에 상하이나 홍콩 증시에 상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