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이어 EU도 中위안화 절상 압력

  • 입력 2003년 9월 15일 17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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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이 중국의 위안화 가치를 올리라고 공동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도 중국의 '환율 불균형 문제'를 공식 거론하겠다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올리면 미국과 일본, EU 등은 대(對) 중국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다.

특히 EU는 중국 뿐만 아니라 인근 국가들의 환율 문제도 함께 지적할 태세여서 한국에도 EU의 입김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82개 산업협회가 결성한 '건전한 달러를 위한 연합'은 한국을 환율조작국 명단에 올려놓은 상태.

빔 두이젠베르트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EU 회원국들이 다음주 두바이에서 열리는 서방선진 7개국(G7)·국제통화기금(IMF) 합동회의에서 중국과 인접국들이 환율 불균형을 완화하도록 압박해 수출 촉진과 경기침체를 타개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15일 밝혔다.

두이젠베르트 총재의 이같은 언급은 13일 이탈리아 스트레사에서 EU 회원국 재무장관들과 회동한 뒤 나온 것이다.

이는 중국 위안화가 달러당 약 8.3 위안으로 사실상 고정돼 있는 반면 유로화 가치는 달러에 비해 15% 정도 상승해 12개 유럽 국가들이 수출에 차질을 빚고 역내 경제성장률도 1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요인이 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두이젠베르트 총재는 대다수 동아시아 국가들이 어떤 형식으로든 자국 통화를 달러화에 연계시켜 그 부담이 유로화에 집중되고 있다며 한층 공평한 환율조정 기반조성 방안을 협의할 방침이며 이는 마땅히 단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EU 경제금융위원회 위원장인 카이오 코흐-베제르 독일 재무차관은 "통화 재평가와 주요 무역상대국 통화와 연계시키는 복수통화 바스켓제 도입, 환율 변동폭 확대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주 G7 회의에서 유로화를 채택한 국가들을 대변할 이탈리아 줄리오 트레몬티 재무장관은 "우리는 (아시아 지역의 환율문제에) 대응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면서도 구체적인 조치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런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존 스노 미국 재무장관과 시오카와 마사주로(鹽川正十郞) 일본 재무상은 최근 일본 도쿄(東京)에서 회담을 갖고 중국 정부에 위안화 평가절상이나 변동환율제 도입을 촉구한 적이 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프랑크푸르트=불름버그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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