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아들 순교 神께 감사” 또 후세인 육성테이프

  • 동아일보
  • 입력 2003년 7월 30일 19시 13분



“우다이와 쿠사이는 나라와 신을 위해 순교했다. 나에게 100명의 아들이 있었다 해도 똑같이 순교의 길을 걷게 했을 것이다.”
아랍에미리트의 알 아라비야 TV는 29일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육성이 담긴 녹음 테이프를 방송했다. 4월 바그다드 함락 이후 후세인의 육성 테이프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5번째다. 미 정보당국은 이들 대부분을 진본으로 추정하고 있다.
9분 분량의 테이프에서 후세인은 두 아들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아들들은 성전(聖戰) 끝에 숨졌으며, 그들이 신을 위해 순교한 데 대해 신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군에 대해 “당신들이 우다이와 쿠사이, 무스타파(쿠사이의 아들)를 죽였다면 우리 조국의 젊은이들이 성전의 전장에서 모두 우다이와 쿠사이 무스타파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미군을 반드시 격퇴하겠다고 다짐했다.



영국 BBC방송은 후세인의 육성 테이프는 미군에 게릴라식 공격을 퍼붓고 있는 바트당 충성당원들을 결속시키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스콧 매클렐런 미 백악관 대변인은 “미 정보당국이 진짜 후세인의 목소리인지 확인작업에 들어갈 것”이라며 “분명한 점은 미국이 그를 꼭 찾아낼 것이란 사실”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후세인을 잡기 위해 정규군뿐 아니라 미 중앙정보국(CIA)과 특수부대 요원들을 투입해 29일 하루에만 58차례의 수색작전을 벌였다. 후세인은 미군의 포위망 속에서 서너 시간마다 은신처를 옮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수배명단에 오른 이라크군 장성의 아내와 딸을 납치한 뒤 자수를 권유하면서 스스로 투항하게 하는 등 초강경 수단을 구사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9일 보도했다.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은 28일 CNN과의 회견에서 “그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체포를 장담했다.
노턴 슈워츠 합참 작전국장도 29일 기자회견에서 후세인의 소재에 대해 어느 때보다 많은 양질의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면서 그의 체포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미국은 필요한 경우 후세인을 사살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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