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이라크 무장해제 시한 연장 검토"

  • 입력 2003년 3월 11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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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 압력 등에 따라 미국과 영국이 17일로 정했던 이라크 무장해제 시한을 10일 정도 연장할 것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11일로 예정했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대(對)이라크 결의안 표결도 다소 늦춰졌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 러시아에 이어 중국의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도 11일 결의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표결 연기=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10일 기자회견에서 “결의안 내용을 수정하거나 무장해제 시한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한 데 이어 11일 “안보리 표결은 다소 늦춰지지만 이번 주에 실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제레미 그린스톡 유엔 주재 영국 대사는 10일 밤(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열린 비공개 안보리 회의에서 “이라크에 10일간의 여유를 줄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10개국 중 미국과 프랑스 양 진영의 집중 로비를 받고 있는 파키스탄 멕시코 기니 칠레 카메룬 앙골라 등 6개국은 무장해제 시한을 한달 늦춰 4월17일로 정하는 새로운 결의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를 즉각 거부했다.

▽찬반 공방=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은 11일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우리의 입장은 변함없다”며 “새로운 결의안은 불필요하다”고 말해 결의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외교부 소식통들을 인용, 보도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10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유엔 안보리의 승인 없는 미국의 대이라크 군사행동은 유엔 헌장을 모독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미일 장관 회담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행동이 3월10일 이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최후까지 항전”=이에 맞서 타리크 아지즈 이라크 부총리는 “우리는 항복할 의사가 전혀 없으며 끝까지 항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엔 무기사찰단은 “이라크는 바그다드 북방 알타지에 있는 군 시설에서 6기의 알사무드2 미사일과 탄두 3기를 추가로 폐기했다”고 전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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