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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2월 5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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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두 개의 거대 과학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어서 이런 국제 흐름의 변화가 국내 과학기술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말 컬럼비아호 참사로 우주왕복선에 의존해온 국제우주정거장 건설은 큰 타격을 받게 됐다. 국제우주정거장(ISS=International Space Station)은 98년 첫 정거장 모듈의 발사가 시작돼 2006년 건설이 완료될 계획이다.
정거장에 쓰이는 100개 이상의 모듈과 부품은 미국의 우주왕복선과 러시아의 로켓에 실려 40여 차례에 걸쳐 발사된다. 지금까지 발사횟수는 20회. 이 가운데 16회를 우주왕복선이 실어날랐다. 또 올해 3월 이후에 계획된 5회의 발사도 모두 우주왕복선의 맡게 되어 있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3월 1일 애틀랜티스호의 발사가 연기됐고 엔데버 등 다른 우주왕복선의 발사도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져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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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국이 참여해 조립 중인 국제우주정거장은 재정난이 심한 러시아가 로켓을 쏘아올리기 어려워 지난해부터 무인(無人)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러시아 항공우주국은 올해 6월쯤 우주정거장에서 승무원을 철수시키고 1년 정도 무인정거장으로 운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야심적인 우주정거장 프로젝트가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은 당초 600억 달러 정도로 예상했던 총 소요비용이 1000억 달러까지 늘어나면서 참가국들이 자금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 여기에 컬럼비아호 참사까지 겹쳐 우주정거장의 앞날은 매우 불투명해지게 됐다.
반면 핵융합이 실제 전기 생산에 쓰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게 될 공학적 실증로인 국제열핵융합실험로(ITER) 건설계획은 90년대 미국의 불참 선언으로 표류해오다 지난달 30일 부시 대통령의 참여 선언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중동 사태의 악화와 석유 고갈에 따라 미국 에너지부는 35년 내에 미국 내에 핵융합 발전소를 가동한다는 계획을 최근 세웠다. 이에 앞서 지난달 10일 중국도 ITER 참여를 결정했다.
일본, 캐나다, 유럽연합, 러시아, 중국, 미국이 50억 달러를 들여 2006년 건설에 착수할 이 핵융합로는 2014년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미국은 이 중 10%인 5억 달러를 부담하게 된다. 핵융합로 건설 후보지로는 일본의 로카쇼무라, 프랑스의 카다랏슈, 스페인의 반데요즈, 캐나다의 클라리랜드 4곳이 경쟁 중이며 올 여름에 부지가 결정된다. 현재 반데요즈가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꼽히고 있다.
ITER는 500초 이상 동안 500메가와트의 열에너지를 발생시키게 된다. 현재 한국은 2005년 시운전을 목표로 300초 동안 가동할 수 있는 소규모의 독자적인 핵융합로(K스타)를 건설 중이다. 지난달 29일 부품시험에서는 초전도 자석이 영하 255도에서 저항이 사라지는 초전도 상태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훨씬 규모가 큰 공학용 실증로인 핵융합로(ITER) 건설에는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이다.
기초과학지원연구소 이경수 핵융합연구단장은 “주요 국가들 가운데 한국만 아직 결정을 못 내린 상태”이라며 “K스타를 ITER의 실험용으로 활용할 수 있게 개방하고 나머지는 우리나라가 부품을 만들어 현물 출자를 하는 방식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정부와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항공우주국은 국제우주정거장에 한국이 수천만 달러 규모의 부품을 제작해 제공하면 참여국가로 인정해 우주공간에서 실험을 할 수 있게 하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
▼열핵융합실험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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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은 태양이나 별에서 수소가 융합해 헬륨으로 변하면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반응이다. 국제열핵융합실험로(ITER·사진)가 가동되면 수소를 강한 자기장 속에서 1억도로 가열해 실제로 별에서처럼 핵융합 반응이 일어난다. 이때 많은 열에너지가 발생되고 연료가 되는 수소는 바닷물에서 무한정 얻을 수 있어 가장 기대를 모으는 새 에너지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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