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이지스艦 파견]이사히신문 "반대"…요미우리신문 "찬성"

  • 입력 2002년 12월 5일 18시 05분


《일본 정부 여당의 이지스함 파견 결정에 대해 일본 사회의 반응이 갈리고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두 신문인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은 5일자 조간 사설을 통해 대립된 의견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자위대 활동 어디까지 확대될까 불안"▼

아사히신문 사설은 ‘이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제목 아래 “정부의 파견 결정은 뚜렷한 명분이 없어 대(對) 국민 설득력이 없다”고 질타했다. 사설은 “여당 내 반대의견을 누르고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파견을 결정한 것은 경제 대책이나 대북(對北) 문제가 생각대로 풀리지 않자 결단력을 과시하기 위한 속셈이 깔려 있는 것 같다”면서 “자위대 활동이 어디까지 확대될 것인지 국민은 불안해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엔 안보리가 이라크에 대한 무력행사를 명확하게 용인한 것도 아니고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에 의한 위협이 절박하지도 않다”며 정부의 이라크 공격 지원 결정이 성급함을 강력히 비판했다.

또 “정부는 이라크 공격에 대한 견해를 그동안 ‘아직 가상이기 때문’이라며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왔는데 대미(對美) 지원의 성격이 농후한 이지스함을 파견하는 것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사실상 지원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이중적 태도를 지적했다.

한편 일본 정부가 이지스함 파견 시기를 이달 중순경으로 정한 것은 ‘임무 교대’라는 대외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라 실제로는 ‘미국 눈치보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의 지원을 수차례 요청한 미국이 8일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을 다시 일본에 보내기로 하자 미리 선물을 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이지스함이 아라비아해에 도착하기까지 한 달 가량 걸리기 때문에 미국의 전쟁 결정에 앞서 미리 파견하기로 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평화주의에 바탕둔 안보논란 끝낼때"▼

반면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막연한 평화주의에서 탈피하라’는 제목 아래 “당연한 것을 결정한 데 지나지 않으며 결정이 너무 늦었다는 느낌마저 있다”고 파견 결정을 지지했다. 이어 “파견 반대론자들은 국민의 이해가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하지만 정당은 필요하다면 국민을 설득해 이해를 구하는 것이 책임”이라면서 “이러한 노력을 하지 않고 국민의 이해 부족을 앞세우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논박했다.

이 사설은 또 “이번 자위대 활동은 국제사회에 의한 반(反) 테러 공동활동의 일익을 담당하는 것”이라면서 헌법이 금지한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사설은 “자위대 활동에 족쇄를 채워놓기만 하면 좋다는 잘못된 평화주의에 바탕을 둔 안보 논의에서 이제는 졸업할 때”라고 주장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