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세계박람회 여수 vs 상하이…12월3일 개최지 선정

  • 입력 2002년 11월 29일 18시 24분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행사로 꼽히는 2010년의 ‘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이 눈앞에 다가왔다.

세계박람회기구(BIE·Bureau of International Exposition)는 다음달 2일부터 모나코 몬테카를로에서 제132차 총회를 열고 3일 오후 89개 회원국이 이번 행사 개최지 선정을 위한 전자 비밀투표를 실시한다.

개최지로 뽑히려면 BIE 회원국 3분의 2 이상이 출석한 총회에서 출석 회원국 3분의 2 이상의 표를 얻어야 한다.

한국은 전윤철(田允喆)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을 비롯한 정·관·재계 인사들이 총출동해 회원국들의 ‘표심’잡기에 나서고 있다.

경쟁국인 중국 등도 국력을 기울인 외교전과 무상원조 등 물량공세를 펼치고 있어 치열한 혼전을 빚고 있다.

▽한국-중국 2파전 가능성 높아〓BIE에 유치 신청을 한 국가는 한국 중국 러시아 멕시코 폴란드 등 5개국. 이 가운데 멕시코와 폴란드는 89개 BIE 회원국 중 각각 5, 6개국 정도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사실상 경쟁 대열에서 처져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중국 러시아가 각축을 벌이는 양상이다. 다만 러시아는 올 10월 말 발생한 모스크바극장 인질극 사태로 보안문제가 부각돼 경쟁에서 다소 밀려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실질적인 경쟁은 한국과 중국이 벌일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약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한국〓한국은 여수가 최대 경쟁 상대인 중국 상하이(上海)보다 인구나 지명도가 훨씬 떨어지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점이 오히려 장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 앞으로는 대도시가 아니어도 박람회를 열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 개발도상국으로부터 의외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다 △올림픽과 월드컵 등 대규모 국제대회 유치 경험 △한반도 및 세계평화에 대한 기여 △여수의 수려한 자연경관 등도 유치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가장 위협적인 상대 중국〓중국은 상하이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도시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대외적으로 외교, 군사강국으로 최근 비약적인 경제발전과 1700만명이 거주하는 우수한 도시 인프라 구조를 앞세워 회원국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은 2010년 세계박람회 유치를 중국 현대화의 계기로 활용하겠다는 목표 아래 정부 최고위급 인사들이 박람회 업무를 직접 챙기며 상하이 대세론 확산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중국은 이미 2008년 베이징(北京)올림픽을 유치해 일부 회원국에 대규모 국제행사를 독식한다는 인상을 주고 있는 것이 취약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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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뒤집기를 노리는 러시아〓군사대국에서 경제대국으로 비약하기 위한 디딤돌로 세계박람회를 적극 개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들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접 나서 31개 유럽 회원국에 지지를 호소하는 등 유치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 5월부터 이탈리아, 브라질 등지에 사절단을 파견해 개최지 결정에 도움을 줄 것을 호소했다. 그리스와 탄자니아에는 대통령특사까지 보냈다.

하지만 체첸전쟁으로 인권문제가 부각됐고 테러위협 때문에 관람객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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