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여론조사社 “문닫을 판”…중간선거 예측 빗나가

  • 입력 2002년 11월 11일 17시 48분


미 중간선거는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다고 뉴욕타임스(6일)와 월스트리트저널(8일)이 잇따라 보도했다. 갤럽이 선거를 11일 앞두고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대 공화당의 지지도가 49% 대 46%로 양당의 하원의석수가 221 대 214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5일 선거 결과는 203 대 228로 뒤집혔다.

조사결과가 선거에서 뒤집힌 대표적인 세 곳은 조지아주와 일리노이주 주지사와 콜로라도주 연방상원의원 선거. 조지아주의 경우 51%(민주) 대 40%(공화)였던 조사결과가 선거에서는 46% 대 51%로 뒤집혔다. 일리노이주는 52%(민주) 대 45%(공화)였던 선거 이틀 전 조사결과가 43% 대 44%로 역전됐다. 콜로라도주에서도 역시 선거 이틀 전 조사에서 53% 대 44%로 앞서던 민주당 후보가 51% 대 46%로 졌다. 허용오차를 훨씬 뛰어넘는 오류였다.

여론조사회사 조그비인터내셔널의 존 조그비는 “여론조사 산업은 이제 기로에 봉착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은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자동응답기에 이어 발신자 추적장치, 그리고 휴대전화의 확산으로 전화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는 비율이 늘어나면서 조사의 정확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 월스트리트저널은 20년 전에는 미국인의 3분의 2가 전화조사에 기꺼이 응했지만 지금은 3분의 1만이 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40세 이하의 상당수가 가정용 전화 대신 휴대전화를 선호하는 것도 정확한 표본 추출을 가로막는 요인. 휴대전화 번호부가 없어 조사에서 포착되지 않은 데다 미국의 경우 수신자가 요금을 부담하기 때문에 20분이나 걸리는 설문조사를 요구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에 여론조사기관들은 조사기법에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