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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0월 24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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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발행되는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의 지분을 절반씩 보유했던 양사는 최근 NYT가 WP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협박’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NYT가 IHT를 인수한 것은 세계 진출의 발판으로 삼기 위한 것.
그러나 NYT가 IHT를 35년간 함께 발행해 온 WP와의 우정을 차버릴 수 있느냐는 여론은 23일자 NYT 기사에 묻혀버렸다. 이 기사는 WP 경영진을 인용, “NYT가 WP에 NYT 인터내셔널판을 따로 발행하겠다고 협박했다”고 ‘버젓이’ 보도했다. NYT는 자사에 불리한 내용이었지만 성역 없이 보도했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꿩 먹고 알 먹은’ 셈.
여기에 WP가 왜 IHT에 그토록 매달리는지 의문이 제기됐다. IHT는 99년 이후 연간 500만달러의 적자를 보고 있는데도 도널드 그레이엄 WP회장은 두 달동안 아서 설즈버거 주니어 NYT 회장의 옷소매를 붙잡고 매달렸고 설즈버거 회장은 이를 뿌리쳤다.
인터넷 매거진인 슬레이트닷컴은 24일 “WP가 원한 건 IHT 제호 아래 NYT와 WP가 공동발행한다는 문구였다”고 꼬집었다. 인력의 질이나 국제적 명성, 발행 부수에서 NYT에 비교가 안되는 WP는 이 문구를 통해 NYT와 동등한 존재라는 선전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매거진은 “WP의 열등감이 IHT에 대한 집착을 낳은 것”이라고 썼다. 이 매거진은 “WP가 앞으로 NYT로부터 받을 7000만달러를 ‘타도 NYT’에 쓰게 된다면 양사의 뉴스 경쟁으로 이득을 보는 건 독자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