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 5만5000명 이라크 전진배치

  • 입력 2002년 9월 24일 18시 28분


미국이 이라크 주변에 병력을 전진배치하기 시작하는 등 전쟁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앨 고어 전 부통령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공격 계획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고어 전 부통령은 이날 샌프란시스코의 커먼웰스클럽 초청 연설을 통해 이라크 전쟁은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이익을 저해하고 법의 지배를 심각히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9·11 테러가 발생한 뒤 우리는 전 세계에서 위로와 지지를 받았으나 1년이 지난 지금 이는 테러리스트가 아닌 미국이 취하려는 행동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불확실성으로 바뀌었다”고 비판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9·11 직후 “부시 대통령은 나에게도 최고사령관”이라며 부시 대통령과 대 테러 전쟁에 지지를 보냈으나 이후 거의 침묵을 지켜왔다.

▽미 의회도 제동 움직임〓미 의회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와의 전쟁 수행을 위해 전권을 부여해 줄 것을 요청한 결의안의 표결을 앞두고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전쟁의 시한이 없고 이라크가 아닌 다른 국가들을 상대로도 전쟁을 벌일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부시 대통령이 요구한 대로 부여하는 것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민주당은 부시 대통령의 전쟁권한을 일부 축소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독자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화되는 전쟁계획〓뉴욕타임스는 미 정예 특수부대 병력이 어떤 형태의 군사작전에도 동원될 수 있도록 중앙정보국(CIA)에 일시적으로 배속됐다며 이들 병력은 대 테러 작전의 기술을 비밀 임무에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2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군 고위관계자들을 인용, 현재 정기훈련이나 병력 교대를 위해 쿠웨이트로 집결하고 있는 수천명의 중무장한 해병대와 육군 병력이 이라크와의 전쟁을 위해 현지에 계속 주둔하게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미국은 걸프해역 등에 5만5000명 이상의 육 해 공군 및 해병대를 배치해 이라크 공격에 즉각 임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군은 유사시 미 서부해안에 있는 항공모함 3척 등을 단시일 내에 걸프해역에 파견할 수 있도록 훈련과 정비를 강화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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