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즈카 요시오(篠塚良雄·79)는 이날 도쿄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을 비롯한 731부대원들은 만주 하얼빈에서 1945년까지 전쟁포로와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하기 위해 콜레라 이질 탄저병 티푸스 등 병균을 대량생산했다고 증언했다.
시노즈카씨는 또 일본군 세균실험에 희생된 2100명의 중국인 유족을 대표하는 180명의 중국인들이 일본 정부를 대상으로 제기한 소송에서 731부대의 진상을 증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판은 27일 열릴 예정이다.
지금까지 731부대원 중 전범행위로 기소된 사람은 없으나 시노즈카씨는 “내 스스로를 전범으로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또 “일본 정부는 이 재판에서 양심을 깨끗이 할 기회를 얻었다”며 “이날 판결은 일본의 양심을 가늠케 하는 결정적인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역사가들은 731부대가 생체실험으로 최고 25만명까지 살해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 정부는 731부대 존재 자체는 시인하면서도 옛 부대원들의 증언내용을 확인하기는 거부해왔다. 그러나 미국이 보유한 전쟁당시 일본관련 문서들이 최근 비공개 기간이 끝나면서 일본의 세균전 계획이 상세히 드러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수천건의 관련문서들이 추가로 공개될 예정이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