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스톡옵션 회계상 비용에 포함"

  • 입력 2002년 7월 17일 18시 56분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기업의 스톡옵션을 회계상 비용항목에 포함시키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을 마련,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6일 보도했다.

신문은 IASB가 이날 런던에서 열린 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제회계기준 개정안을 확정했다며 이에 따라 IASB의 회계기준을 도입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의 모든 기업들은 2005년 1월1일까지 새 회계기준을 적용받게 된다고 전했다. 호주 등 IASB 기준을 따르고 있는 일부 국가들도 이를 도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작 잇단 회계부정 스캔들로 들끓고 있는 미국은 이 회계기준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미국은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회계기준을 정하고 있는 데다 미 회계당국인 재무회계표준위원회(FASB)의 일반회계원칙(GAAP)에도 스톡옵션에 대한 기준이 없기 때문.

미 기업들은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처리할 경우 회사의 이익이 크게 줄어든다고 보고 의회 등을 상대로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처리하는 회계기준을 마련하지 않도록 로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계상하면 대기업의 이익이 27%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결과도 나와 있다.

각국 대표들은 이날 회의에서 최근 미국 내 잇단 회계부정과 이에 대한 미 당국의 미온적인 대처를 비난했으며 미국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킴벌리 크룩 회계사는 “미 FASB도 최근 스톡옵션을 비용항목에 포함시키는 것이 바른 정책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미국에서는 이를 회계문제가 아닌 정치적인 사안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탠퍼드대 메리 바스 교수는 “이번 결정으로 미국도 같은 회계기준을 도입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제임스 레이슨링 FASB 연락담당관은 “위원회는 조치를 취하기에 앞서 이날 결정에 대한 반응을 살피게 될 것”이라며 “새 기준을 도입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IASB(International Accounting Standards Board)는 국제적으로 통일된 재무회계기준을 제정할 목적으로 각국의 회계전문단체들이 협력하여 1973년 영국 런던에 설립한 국제민간단체. 지난해 말 현재 EU 회원국을 포함, 104개국 143개 단체를 회원으로 두고 있다. ISAB는 2000년 5월 시드니 정기총회에서 ISAB의 국제회계기준을 세계적인 단일 기준으로 채택할 것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미국은 그동안 ISAB의 활동에 비판적이었으나 최근에는 자국의 회계기준과 ISAB 국제회계기준의 조화를 모색하는 등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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