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美언론 “아들구속 DJ정권 큰 타격”

  • 입력 2002년 5월 19일 18시 41분


일본과 미국 등 세계의 주요 언론들은 19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가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된 사실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일본 신문들은 이 소식을 1, 2면이나 국제면에 홍걸씨가 구속수감되기 직전의 사진을 곁들여 상세히 보도하고 해설기사와 역대 대통령 친인척 비리까지 정리해 내보냈다.

아사히신문은 “홍걸씨의 구속은 김대중 정권에 결정적인 타격을 주는 동시에 연말 대통령선거 등 향후 정국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아사히신문은 “김 대통령은 대통령 주변에 몰려들어 이권을 얻으려는 사람들을 막으려고 노력했으나 그도 예외는 되지 못했다”며 “대통령부부는 사랑하던 막내의 구속으로 크게 낙담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임기 9개월을 남기고 구심력을 잃고 있는 김 대통령의 정치 생명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에서 ‘대통령의 가족’은 공직을 맡고 있느냐에 관계없이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국에서는 대통령 아버지의 부침과 함께 자식들도 여러 가지 사건을 일으켰다”며 이승만(李承晩) 전 대통령의 양자 이강석(李康石)의 가족살해 사건을 비롯해 역대 대통령 자제들의 마약복용, 비자금조성, 불법 송금, 권력 남용, 수뢰 등의 사례를 소개했다. 한편 일본 신문들은 3남 홍걸씨뿐만 아니라 차남인 아태평화재단 부이사장 홍업(弘業)씨도 다른 금품수수 의혹으로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도 이날 서울발 기사에서 “홍걸씨는 대학원생 겸 연구원으로 가족과 함께 남캘리포니아에 지난 8년간 살면서 호화생활을 해 오랫동안 의혹을 불러일으켜 왔다”며 홍걸씨의 구속 사실을 혐의 내용과 함께 자세히 보도했다. 타임스는 “홍걸씨 구속은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가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에 구속 수감된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또 야당은 이번 스캔들을 기회로 김 대통령의 대북 정책과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김영삼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김 대통령이 레임덕인 상황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집권당 진영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AP와 UPI통신 등도 18일 “한국 검찰이 뇌물수수 및 권력을 이용한 스캔들 연루 혐의로 홍걸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며 홍걸씨 사건을 사실 위주로 상세히 전달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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