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티드항공, 조종사들 총기사용 훈련

  • 입력 2002년 4월 24일 09시 56분


지난해 9.11 테러 당시 자사 항공기가 납치돼 뉴욕 세계무역센터(WTC)에 충돌하는 사건을 겪었던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이 조종사들에게 조종실 내에서 폭동진압용 총기를 사용하는 법을 훈련시키고 있다고 CNN이 23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유나이티드 항공사 안전담당 부사장의 말을 인용, "테러용의자들을 비행기에 타지 못하게 하는 것이 최선이며 이들이 탑승했더라도 조종실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9.11 테러이후 고조된 조종실 안전에 대한 요구 때문에 조종사들에게 자위조치를 할 수 있는 총기사용법을 훈련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9.11 이후 미국 교통부와 항공사들은 테러범들의 납치기도를 저지하고 항공안전에 대한 여행객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들을 강구하는데 부심해왔으나 조종사들에게 총기사용법을 교육시키기 시작한 것은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처음이다.

그러나 조종실에 무기를 비치해두기 위해서는 교통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교통부는 아직 이 문제에 관해 방침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종사들은 이 정도의 조치로는 미흡하다면서 폭동진압용 총기가 아닌 진짜 무기를 소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조종사 협회의 한 관계자는 "폭동진압용 총의 동력이 나갈 수도 있고 9.11 때와 마찬가지로 테러범이 여러 명일 수도 있다. 단발형 무기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빌리 빈센트 전 연방항공청(FAA) 청장도 "폭동진압용 총기는 단지 안도감을 주는 효과밖에 없다면서 이런 무기로는 아무리 잘 훈련된 사람들이라도 여러명의 테러범들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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