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세계경제포럼 총회]참가자 30%가 이상주의자

  • 입력 2002년 1월 31일 18시 23분


지난달 31일 개막된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는 종교지도자 40명과 학자 200여명, 언론기관 대표 350명 그리고 노동운동가 40여명과 환경운동가들도 초대됐다.

▽참석자들〓WEF측은 3000명의 참석자 중 30%가 ‘이상주의자(idealist)’라고 밝혔다. 그동안 이 회의가 ‘세계 파워 엘리트의 고급 사교장’에 불과하거나 어떻게 하면 지갑을 두툼하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장님들의 회합’이라는 비난을 의식한 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WEF의 헤드테이블은 여전히 정계나 재계의 거물들이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반(反)세계화 세력의 표적이 되고 있는 맥도널드 햄버거의 잭 그린버그 회장이 ‘세계화에 대한 세계적인 분노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라는 소회의를 주재하고 힐러리 클린턴 미 상원의원은 금융계의 거물 조지 소로스,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국가안보보좌관,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과 국제적인 추세의 변화를 논의한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은 ‘불확실성 시대의 고객을 찾아서’라는 소회의에 토론자로 배정됐다.

뉴욕타임스는 30일 이번 회의에서 300여개의 주제가 논의되지만 결국은 미국과 유럽의 경제문제와 대(對)테러전쟁으로 모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코카콜라가 매일 후원하는 밤의 연회나 골드만 삭스가 3일 레인보룸에서 개최하는 슈퍼볼(프로미식축구 결승전) 파티는 사교무대로서의 성격도 분명히 하고 있다.

▽뉴욕시의 득실 계산〓WEF를 유치한 뉴욕시는 수지타산에 분주하다.

WEF 총회 유치에 앞장섰던 관광진흥 기구 ‘NYC 앤드 컴퍼니’는 3000명에 이르는 대회 참석자들이 대회 기간 중 숙박 음식 쇼핑 등으로 뿌릴 돈이 1300만∼1940만달러(약 169억∼252억2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세계화에 반대하는 시위를 막는 데 소요되는 경비는 1100만달러(약 143억원). 단순히 이것만 계산하면 ‘이윤이 남는 장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뉴욕시는 이런 손익계산보다도 전 세계 각국의 언론을 통한 홍보효과를 더 염두에 두고 있다. 9·11 테러로 큰 타격을 입은 뉴욕시에 이번 행사는 자본주의와 세계화의 중심지로서의 이미지를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 때문.

뉴욕시 회계국의 한 관계자는 “일이 잘되면 총회의 경제가치는 최고 2억5000만달러(약 3250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욕〓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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