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즈 사강의 씁쓸한 말로

  • 입력 2002년 1월 31일 13시 45분


프랑수아즈 사강.

한국에도 장년층 이상 식자들에겐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1954년 19살의 나이로 슬픔이여 안녕(Bonjour Tristesse) 이란 세계적 베스트 셀러를 써서 천재 소녀로 유명했던 프랑스 여류작가. 그가 5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뒤에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까.

르 피가로지 등 프랑스 주요 신문들은 29일 파리의 한 법원에서 검찰이 탈세혐의로 기소된 프랑수아즈 사강에게 기간을 명시하지 않은 징역형과 5만유로(약 5700만원)의 벌금형을 구형했다고 30일 보도했다.

사강은 건강상의 이유로 이날 공판에 참석하지 않았다. 검찰은 사강이 67세의 나이로 건강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 징역형의 집행은 유예해달라고 요청했다. 선고 공판은 2월26일.

프랑스 세무당국은 사강이 화재로 일부가 소실된 북부 프랑스의 자택을 수리하면서 건설회사에 수리비로 지불한 출처 불명의 돈 76만2000유로(약 8억7600만원)를 세무서에 신고하지 않았다며 사강을 고발했다.

조사가 진행되는중 사강은 돈의 출처와 관련, 화재 보험회사에서 받은 보험금이라고 했다가 친구에게 빌린 돈이라고 번복하는 등 진술이 오락가락했다.

한때나마 프랑스적 낭만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천재 소설가의 전락은 빛바랜 젊은 날의 꿈처럼 씁쓸하다.

파리=박제균 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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