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기독민병대 지도자 피살

  • 입력 2002년 1월 25일 01시 13분


팔레스타인 난민 학살 책임자로 지목돼온 레바논 기독교 민병대 지도자 엘리에 호베이카(45)가 24일 베이루트 교외 자택 부근에서 폭탄테러로 사망했다.

호베이카는 이날 오전 9시40분경 3명의 경호원과 함께 자택 밖에 있던 승용차에 오른 뒤 폭탄이 터져 차에 타고 있던 4명 모두 사망했으며, 인근에 있던 6명도 크게 다쳤다고 레바논 보안관리들이 밝혔다.

목격자들은 이 폭발로 인해 인근 빌딩들이 파손되고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아직까지 이번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단체나 국가는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에밀 라후드 레바논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호베이카를 암살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레바논 보안관리들은 “호베이카가 1982년 발생한 팔레스타인 난민 학살 사건에 이스라엘의 아리엘 샤론 총리가 개입됐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정보를 갖고 있었다”며 이스라엘 정보기구인 모사드가 그를 암살했다고 주장했다. 라후드 대통령도 호베이카가 벨기에 법정에서 샤론 총리의 학살 연루사실을 증언하지 못하도록 이스라엘측이 그를 암살했다고 비난했다.

호베이카가 이끌고 있는 기독교 민병대는 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당시 사브라 및 샤틸라 팔레스타인 난민 캠프 학살 사건을 저질렀다. 기독교 민병대는 바시르 제마옐 대통령 당선자가 폭격으로 암살되자 팔레스타인측의 소행으로 보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난민 캠프를 공격했다. 학살 사건의 생존자들은 당시 이스라엘 국방장관이었던 샤론 이스라엘 총리를 반인도 혐의로 기소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었다.

베이루트AP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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