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론사태 도마위의 3人 3色행보

  • 입력 2002년 1월 24일 18시 08분


‘엔론 의혹’의 키를 쥐고 있는 핵심 인사 3명이 의회의 청문회를 앞두고 각기 흥미로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레이 엔론 회장은 23일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사퇴를 선언했고 아서 앤더슨의 전 회계사 데이비드 던컨은 청문회 불참 의사를 밝혔다. 엔론의 ‘때묻은’ 돈을 받은 필 그램 상원의원은 “나도 피해자”라고 항변했다.

▼“사임” 레이 회장 전격 퇴진선언▼

▽케네스 레이 엔론사 회장〓엔론사의 레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23일 전격 퇴진했다. 그는 “회사의 회생을 바라며 회사의 구조조정과 직원 및 투자자 보호에 전력을 다할 수 있는 후임자가 선임되기 바란다”는 말로 사임의 변을 대신했다. 그러나 이사직은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퇴진은 엔론 사태에 대한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의 청문회가 개시되기 하루 전에 나왔다. 그는 엔론 출범 이듬해인 86년부터 회장 겸 CEO를 맡았다.

▼“억울”그램 의원 “60만달러 손실”▼

▽필 그램 상원의원(텍사스·공화)〓부인 웬디 그램(한국계 미국인)이 엔론 이사를 지내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그는 엔론 파산으로 자기 부부도 60만달러가 넘는 손실을 보았다고 주장했다고 댈러스모닝뉴스가 23일 전했다. 그램씨는 93년부터 엔론 이사로 활동하며 5년간 엔론 주식과 스톡옵션을 보수로 받았다. 그는 98년 주식 1만주를 48∼54달러에 팔았으나 그 후로는 남편의 입장을 고려해 뮤추얼펀드 형태로 스톡옵션을 받았다가 엔론 파산으로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는 것.

▼“침묵”회계사 던컨 의회증언 거부▼

▽데이비드 던컨 아서앤더슨사의 전 회계사〓엔론사의 문서를 파기했다는 이유로 아서앤더슨에서 해고된 그는 23일 의회 증언을 거부했다.

미 하원은 엔론사 문서파기에 관한 24일의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도록 소환장을 발부했으나 의회가 형사상 면책을 보장하지 않을 경우 증언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의 변호사가 전했다.

선대인기자 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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