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르 도주때 중앙銀서 1억달러 싹쓸이

  • 입력 2002년 1월 8일 17시 58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한 지 9일만인 지난해 10월16일. 아프간 중앙은행 ‘다 아프가니스탄 뱅크’의 칸다하르 지점에 물라(이슬람교의 율법학자) 1명이 찾아왔다.

그는 탈레반 최고지도자 무하마드 오마르가 서명한 수표를 보여주고는 지하금고에 보관돼 있던 미화 350만달러와 파키스탄 화폐 9300만루피(약 150만 달러)를 두 개의 자루에 가득 넣어 랜드로버에 싣고 사라졌다. 이 자루는 파키스탄에서 보낸 밀가루 부대로 90㎏짜리다.

11월12일에는 카불의 중앙은행 본점에도 탈레반 고위 지도자들이 찾아와 미화 600만달러를 인출해 갔다.

워싱턴포스트지는 8일 탈레반 지도자들이 중앙은행의 돈을 싹쓸이 해 아프간 새 정부는 텅 빈 금고만을 넘겨받았다고 보도했다.

포스트는 “오마르가 1억달러의 돈을 갖고 도망중”이라는 전 탈레반 지도자의 주장을 소개하면서 오마르의 측근들이 1100만달러를 가져간 점으로 볼 때 충분히 가능한 액수라고 전했다.

오마르는 미국의 추적을 피해 산악지대에서 오토바이나 노새를 타고 도망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 관계자는 “피신 중인 오마르에게는 돈 자루들이 큰 짐이 될 것”이라며 “오마르가 이 돈을 망명지에서 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양섭기자 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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