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탄저병 테러 아닌듯”…조사팀 내주초 결과발표

  • 입력 2001년 10월 10일 18시 33분


미국 플로리다주 아메리칸미디어사(AMI)의 로버트 스티븐스 기자가 5일 탄저병으로 숨진 뒤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생화학 테러’ 여부가 다음주 초 밝혀질 전망이다.

팜비치 보건당국은 9일까지 AMI사 직원 850명 전원과 가족, 그리고 AMI 건물을 방문했던 사람들에 대한 탄저균 감염 여부 검사를 마치고 국립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분석을 의뢰했다.

이들의 혈액샘플 검사는 시간이 다소 걸리지만 코 분비물 분석은 며칠이면 가능해 적어도 내주 초엔 탄저균의 집단 감염 여부가 판명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일단 ‘우연한 감염’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 대변인은 9일 “매우 조심스럽게 모든 가능성에 대해 조사중이지만 아직까진 범죄적 행위의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현장 조사에 참여한 브루스 클레멘츠 세인트루이스대 생물학테러-전염병 연구소 부소장은 “탄저균이 살포됐다면 감염사고가 단 1건에 그치지 않고 많은 사례가 나타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에 동참한 국립보건원(NHS) 관리들도 “테러리스트의 소행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밥 그레이엄 상원 정보위 위원장은 8일 제프리 코플란 CDC 소장의 답변을 인용해 “탄저균 감염은 인간의 개입 없이 일어날 수 없다”며 테러 가능성이 충분함을 시사했다. 플로리다주 보건부의 랜디스 크로켓 질병통제소장도 “한 장소에서 두 명이 잇따라 탄저균에 감염될 확률은 10억분의 1”이라고 지적했다.

CDC는 200만명의 탄저병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항생제를 보유중이다. 1993년 미 정부는 탄저균 99.6㎏을 워싱턴 상공에서 살포할 경우 최대 30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한편 9일 플로리다주 남서부 해안의 네이플스에 있는 2개 건물의 우편물 상자에서 출처 불명의 하얀 가루가 발견돼 직원 80여명이 대피하고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