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파키스탄 공격 협의…파월 "빈 라덴 테러증거 곧 공개"

  • 입력 2001년 9월 24일 18시 13분


미국 군사대표단이 파키스탄에 도착, 파키스탄 정부와 미군의 파키스탄 기지 사용 등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기 위한 막바지 협상을 시작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가능한 한 ‘테러와의 전쟁’에 많은 국가를 끌어들이기 위해 중국 이란 등에도 군사 원조와 무기 수출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줄 것을 의회에 요청했다.

미 국방부 근동·남아시아 전략기획국장인 케빈 칠턴 공군 준장이 이끄는 미 대표단은 24일 이슬라마바드에서 파키스탄 관리들과 아프가니스탄 공격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파키스탄의 영공 통과와 정보 교환, 기지 사용, 병참 지원 등에 관해 최종 협의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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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공기에 대한 영공 개방 방침을 이미 밝힌 파키스탄 정부는 페샤와르 인근의 캄라 공군기지와 퀘타 공군기지 등도 미군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지는 이날 부시 대통령이 향후 5년 동안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어떤 나라에 대해서도 군사 원조와 무기 수출을 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의회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의회가 부시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일 경우 군사원조 대상에는 시리아 이란 중국 파키스탄 등 현재 대상이 되지 않는 국가들이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콜린 파월 미 국무부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3일 “우리는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테러조직 알 카이다가 테러에 관련돼 있음을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를 갖고 있으며 곧 우방과 국민에게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동맹국과 중동 국가에 공개할 보고서는 국무부와 다른 정보기관이 만든 두 가지로 “미국의 군사 공격이 이뤄지기 전에 전달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지가 24일 보도했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23일 CBS 방송과의 회견에서 “이번 일은 아프가니스탄만이 아니라 세계 60여개국에 조직을 갖고 있는 알 카이다 조직에 관한 문제”라고 강조해 아프가니스탄 이외 다른 국가에도 공격이 가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탈레반측은 22일 영공을 침범한 미국의 무인 정찰기 한 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으며 럼스펠드 국방장관도 “무인 정찰기 한 대로부터 연락이 끊겼다”라고 말해 격추 사실을 시인했다. 탈레반은 23일에도 북부지역에서 외국 항공기 한 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아프가니스탄은 미국에 맞서 성전(지하드)을 벌이기 위해 30만명의 국민을 동원했다고 집권 탈레반의 국방장관이 밝혔다고 AFP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이슬라마바드〓홍권희기자·워싱턴〓한기흥특파원>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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