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 강경파 지도자 “이슬람전사 2만5000명 아프간 원정”

  • 입력 2001년 9월 24일 18시 47분


로마의 아프간國王
로마의 아프간國王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 계획에 항의하는 파키스탄 내 이슬람 세력의 반대시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파키스탄 무자헤딘(이슬람전사)들이 탈레반 정권을 돕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접경지역으로 속속 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파키스탄 샤다드코트에서 열린 반미 시위 중 한 이슬람 지도자는 ‘지하드(성전·聖戰)’ 참가자를 모집하면서 “이미 2만5000명의 무자헤딘이 아프가니스탄을 향해 떠났고 2만5000명이 준비 중”이라고 주장했다.

또 파키스탄의 강경 수니파 집단인 자마티 울레마 이슬라미(JUI)의 발루치스탄주 지도자인 압둘 구하푸르는 이날 “무자헤딘들에게 파키스탄 국경지역의 공군기지들을 봉쇄해 미군의 군사공격을 저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파키스탄 정부는 24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주재하고 있는 파키스탄 대사관 직원 전원을 이미 철수시켰다고 발표해 긴장감을 더해주고 있다.

파키스탄 언론들은 미국의 군사공격이 시작되면 탈레반 병사들과 파키스탄 국경수비대 간에 무력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또 현지의 일부 언론은 이슬람 과격파가 미국의 군사공격에 협조 의사를 밝힌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을 암살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탈레반 측은 이날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유엔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군사공격을 막아줄 것을 요청했다고 외신과 파키스탄 언론들이 전했다.

와킬 아메드 무타와켈 탈레반 외무장관의 이름으로 된 이 서신은 “미국은 오사마 빈 라덴을 용의자로 몰고 가면서 우리를 공격하려 하지만 이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존중하는) 유엔의 원칙과 인권선언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나서 이 같은 위협을 막아줄 것을 호소했다.

<이슬라마바드〓홍권희기자>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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