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인민일보 “언론의 침묵은 범인이 바라는 것” 논평게재

  • 입력 2001년 8월 28일 18시 55분


“사건 사고를 감추는 것은 병폐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27일 이례적으로 진실 보도가 사회 발전에 유익하다는 논평을 게재했다. 중국의 언론매체는 공산당 선전부가 관장하고 있어 각종 사건 사고 소식도 검열을 거친 후 보도된다. 이 과정에서 사실이 축소 또는 왜곡되고 있는데 인민일보는 이런 관행에 쐐기를 박고 나선 것.

인민일보는 논평에서 “사건 사고 당사자야 큰 일을 작게, 작은 일은 없었던 것처럼 하고 싶겠지만 이는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언론의 침묵은 범죄자가 바라는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인민일보의 논평은 다음날 베이징청년보 등 다른 신문에 대거 전재됐다.인민일보는 7월 이래 광시(廣西)성 산시(陝西)성 등지에서 대형사고가 빈발했음을 지적하면서 특히 광시성 난단(南丹)의 광산 침수사고는 언론매체의 노력으로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최근 정부 주최 행사에 대해 중국 언론이 비판적 보도를 하는 것도 언론의 기능에 대한 중국의 시각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관영 신화통신은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유니버시아드 대회 운영과 관련해 외국 기자들의 불평을 그대로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선수단 명단이나 경기결과가 제때 취재진에게 전달되지 않고 경기장 순환 버스 운행이 엉망이라고 보도하면서 “이런 일조차 처리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올림픽을 운영할 수 있는가”하는 외신기자들의 불평까지 전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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