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드림내각' 짜봤더니]20세기 최고 총리 요시다

입력 2001-01-11 18:25수정 2009-09-2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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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에 활약했던 일본인들로 ‘드림(Dream) 내각’을 짜보면 어떤 사람들이 입각할까. 아사히신문이 발행하는 주간지 아에라가 최근호에서 그 궁금증을 풀어줬다.

조각(組閣)은 한 컷짜리 만화로 촌철살인의 비평을 하고 있는 유명 정치만평가 4명이 맡았다. 이들은 각자 구상하고 있는 ‘드림 내각’의 원형을 제시했다.

총리는 4명 중 3명이 요시다 시게루(吉田茂·67년 사망) 전총리를 꼽았다. 요시다 전총리는 전후 일본 경제부흥의 기초를 닦았던 인물. 거품경제 붕괴 후의 일본 경제를 다시 회복시켜 달라는 희망이 담겨 있다.

재무상은 4명 모두 다카하시 고레키요(高橋是淸·36년 사망) 전총리를 꼽았다. 그는 4번이나 대장상에 올라 7명의 총리를 모신 전설적인 인물이다.

다른 각료직은 의견이 엇갈렸다. 북한과의 국교회복담당상을 설치하고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좋아한다는 여자 미녀마술사 히키다 덴코(引田天功)를 임명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행정개혁담당상에는 닛산자동차의 ‘점령군사령관’으로서 감원과 합병의 칼을 휘두르고 있는 카를로스 공 사장이 천거됐다. 방위청장관에는 장기(將棋)의 명인(名人) 타이틀 보유자인 하부 요시하루(羽生善治)의 이름이 올랐다. ‘방어전의 고수(高手)’라는 점이 평가됐다.

법무상에는 야마구치 요시타다(山口良忠) 전 도쿄(東京)지법판사의 이름도 나왔다. 그는 패전 후 쌀 배급량이 부족해 암시장에서 쌀을 사먹는 게 당시의 관행이었지만 법을 어길 수 없다며 소신을 지키다 영양실조로 숨진 꼿꼿한 인물.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전총리의 딸로서 자민당의 주류를 끊임없이 비판하고 있는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중의원을 ‘정부의 입’인 관방장관에 임명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소설가에서 나가노(長野)현 지사로 변신한 뒤 관료조직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다나카 야스오(田中康夫)는 총무상에, 도쿄의 환경개선에 힘쓰고 있는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지사는 환경상에 천거됐다. 80세의 나이에도 청순함을 잃지 않고 정력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여배우 모리 미쓰코(森光子)는 후생노동상 후보.

모리 요시로(森喜朗) 현총리는 입각하지 못했다. 현내각의 각료 중에서는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재무상만이 유일하게 ‘의원교육담당상’으로 입각했다. 그것도 좋은 의미에서가 아니라 ‘거품경제의 책임자’인 그를 반면교사로 삼으라는 뜻에서.

한 정치만평가는 모리 총리를 “오만함과 소심함이 혼재하는 성격이어서 만화로 그리는 데 아주 편했다”면서 “세상은 불황으로 힘들었지만 정치만평가만은 ‘모리 거품’에 취해 있었다”고 평가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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