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교육 "개성보다 학력향상"…교육이념 과거로 복귀

입력 2001-01-05 18:37수정 2009-09-21 12:2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일본 문부성이 ‘개성 존중’을 강조해 온 교육 이념을 ‘학력 향상’으로 사실상 전환했다. 개성을 가진 사람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기초 학력 하락과 학급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밀려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문부성은 4일 2002년부터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적용되는 새 학습지도 요령의 실천 지침을 확정했다. 주요 내용은 △학급당 인원을 20명으로 줄여 수준 높은 교육 실시 △초등학교의 종합학습시간(학교장 재량 시간)에 영어 교육 △사립중학 입시에 초등학교 학습 수준을 넘는 어려운 문제 출제 허용 등.

이 방침은 2002년부터 주 5일 수업제 전면 실시와 관련해 “수업시간과 학습량을 30%정도 줄이고 나머지 시간은 학생들이 가정과 사회에서 여유를 갖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하라”고 했던 98년의 지침과는 방향이 다소 다르다. 획일적인 주입식 교육의 폐해를 고쳐 보자는 뜻이었다. 이후 ‘여유있는 교육’이란 말이 일본 교육계의 키워드가 됐다.

학생의 개성을 존중하는 ‘수용자 중심교육’ 이념을 실현해 보자는 뜻이었지만 곧 반론이 거세졌다. 공부하지 않는 풍조가 만연하고 개성 존중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을 방치하다 보니 학력이 떨어지고 ‘학급 붕괴’현상마저 심화했다는 것. 우열을 가리지 않고 모든 학생을 다 이끌고 가려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이었다. 문부성이 이번에 기존 방침을 수정한 것은 이같은 반론을 일부 수용한 것이다.

이번에 문부성은 새 지침을 내면서 98년에 시달한 학습지도 요령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그것은 학습 내용의 최저선을 제시한 것일 뿐 그 수준 이상을 가르쳐도 무방하며 종합학습시간은 ‘노는 시간’이 아니라 교과 교육의 연장이란 점을 강조했다. 문부성은 이질적인 두 가지 교육철학 사이에서 어떻게든 균형을 잡아보겠다는 뜻이지만 과연 일선 학교에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