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닉슨 부통령은 전체 득표의 0.2% 수준인 11만여표 차이로 케네디 후보에게 뒤졌다. 이번 대선의 표차는 약 1%로 잠정 집계됐다. 60년에도 간발의 표차가 난 일리노이주(투표인단 22석)와 텍사스주(32석)에서 선거 부정 시비가 있었다. 그러나 닉슨은 재검표를 촉구하는 측근들에게 “그렇게 되면 나라가 갈라진다”며 “나는 그런 일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닉슨 부통령은 측근들이 들끓자 팜비치로 여행을 떠났으며 거기서 케네디 후보의 부친과 절친했던 허버트 후버 전 대통령의 중재 전화를 받고 케네디 후보와 만나 재검표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닉슨은 회고록에서 “내가 재검표를 요구해 선거 부정이 드러났더라도 결국 케네디가 당선됐다면 내게는 ‘치사한 패배자’라는 낙인이 찍혔을 것”이라며 “이후의 내 정치 생명도 끝났을 것”이라고 술회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