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야당 "陳총통 탄핵 추진"…"원전 건설중단 사과 미흡"

  • 입력 2000년 11월 6일 23시 34분


대만 국민당 등 야당연합은 5일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이 제4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야당과 협의없이 중단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TV를 통해 사과 담화를 발표했으나 계속 탄핵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민당 린펑정(林豊正) 사무총장은 6일 친민당(親民黨) 신당(新黨) 등 야당 사무총장과 회동, 7일부터 여론 조사 등 탄핵안을 발의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천 총통은 5일 TV 담화를 통해 “의회와 논의과정을 거치지 않고 원전 건설을 중지하기로 한데 대해 야당연합 지도자인 롄잔(連戰) 주석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원전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는 정부 판단에는 변함이 없으며 야당은 정부를 지지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사과 수준에 야당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국민당은 6일 입법원의원 3분의 2를 넘는 149명의 의원이 탄핵안 발의를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총통 탄핵안은 입법원 재적의원 221명의 4분의 1(55명) 이상 동의로 발의되며 재적의원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통과된다. 이후 국민투표에 들어가 1400만명 유권자 중 과반수가 찬성하면 총통직을 물러나야 한다.

천 총통 정부는 지난달 말 롄잔 주석과의 회동에서 각 정파와 협의하지 않고는 원전 건설 중단을 결정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받은 직후 환경파괴를 이유로 건설 중단을 결정해 야당측의 분노를 가져왔다.국민당은 집권 중이던 지난해 3월 북부 쿵랴오에 제4 원전 건설을 지시해 현재 14억달러(약 1540억원)의 비용이 투입됐다. 국민당은 원전 건설을 포기하면 29억달러(약 32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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