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불협화음' 정부반응]"위기 아니다"

  • 입력 2000년 10월 17일 23시 50분


정부 관계자는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삐걱거리고 있는 것과 관련해 “오해를 살 만한 일부 사례는 있었지만 위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부의 외교력 부재를 지적하는 시각에 대해 “국익까지 포기하며 러시아의 ‘비위’를 맞출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다음은 최근 한―러간 ‘불협화음’에 대한 정부의 해명.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내 방한 무산설〓외교 일정상 연내 방한은 어려울 것 같다. 러시아 관계자들은 구체적 일정은 밝히지 않은 채 “푸틴 대통령은 반드시 방한한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우리가 푸틴 대통령의 방한을 ‘구걸’하는 것처럼 비쳐져 이것이 러시아의 대한(對韓)카드로 사용돼서는 안되는 것 아닌가. 푸틴 대통령이 스스로 방한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리라고 믿는다.

▽이한동(李漢東)총리의 푸틴 대통령 면담 무산〓푸틴 대통령은 지방 출장 후 12일 오전 4시경 모스크바로 돌아왔고 이총리는 그 날 오후 비행기로 떠나야 했다. 러시아측이 외무차관과 주한러시아대사 등을 통해 “일정상 어쩔 수 없었다. 미안하다”며 양해를 구했다.

▽한―러 경협 등에 러시아의 불만〓러시아측은 한국의 대러 투자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우리는 그 때마다 러시아보다 2년 늦은 92년 수교한 중국과의 비약적인 협력관계를 상기시킨다. 한중 교역량은 250억달러이지만 한―러는 21억달러에 불과하다.

기업은 사업이 된다면 아프리카 오지에도 달려간다. 한국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만드는 것은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러시아 일각에서는 경협차관을 잠수함 등 방산장비로 상환하길 바라지만 고가의 비용은 물론 한국군 무기체계와의 연동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 아닌가.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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