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노동당 全大]블레어총리 내년총선 승리 다짐

  • 입력 2000년 9월 26일 18시 23분


위기에 처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주먹을 불끈 쥐고 내년 5월 총선 승리를 다짐하며 사자후를 토했다.

블레어 총리는 25일 휴양도시 브라이튼에서 개막된 전당대회에서 "최근 노동당이 유례없는 타격을 받고 있으며 유권자들이 '정부에 보다 빠른 개혁을 원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겸허하게 수용한다"면서도 보수당의 도전에는 끝까지 맞서겠다고 선언했다.

노동당은 최근 고유가 연금 밀레니엄돔 당기금 모금 등의 정책 방향을 둘러싼 내각의 불화와 집권 이전부터 보수당을 두 배이상 앞서던 당의 지지도마저 크게 떨어져 심각한 국면에 처해 있다.

석유대란 이후 노동당의 지지도는 최근 보수당에 4∼8%포인트차로 뒤져 8년만에 최저 수준. 또 24일부터 계속되고 있는 농부 영업용 차량 사업자, 연금생활자의 시위가 전당대회장의 분위기를 더욱 썰렁하게 만들고 있다.

이날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갤럽에 의뢰,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도 노동당 집권 이후 국정이 개선됐다는 응답자는 20%에 불과했다. 오히려 악화됐다는 응답이 37%였으며 몇 개월전만해도 50%를 넘던 블레어 총리 개인 지지도도 34%로 급락했다.

유가 인하 등 경제적인 문제 외에도 블레어 총리는 3년전 받은 100만파운드(약 20억원)의 정치 헌금과 관련, 보수당의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그가 시련을 딛고 일어나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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