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경제제재 10년]"이라크 해제" 동정론 확산

  • 입력 2000년 8월 7일 19시 18분


6일은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자 유엔이 경제 제재를 결정한 지 10년이 된 날. 국제사회 일각에서는 그만 제재를 풀어야 한다는 동정론이 일고 있다고 AFP A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제재 조치 이후 외국 원수로는 처음 이라크를 방문할 계획이어서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차베스 이라크 방문계획▼

▽차베스의 방문〓차베스는 6일 자국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상회담을 앞두고 10개 OPEC 회원국 순방길에 올랐다.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10일의 이라크 방문.

출국 전 차베스는 “작고 가난한 제3세계 국가는 지리적 위치와 상관없이 뭉쳐야 한다”며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악마’라고 부르는 이도 있지만 우리 모두는 신의 아들”이라고 변호했다.

지난달 30일 재선된 차베스는 피델 카스트로 쿠바국가평의회의장과 친하고 무아마르 카다피의 리비아를 ‘참여 민주주의의 표본’이라고 칭찬하는 등 독자노선을 견지해왔다.

반면 마약단속을 위한 미국 비행기의 영공통과를 거부한 일 등으로 미국과는 불편한 사이다.

▽해제 촉구시위〓6일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열린 시위는 베트남전 때의 반전 시위와 흡사했다. 시위대 3000여명은 빗속에서 “즉각 해제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연사로 나선 랠프 네이더 미 녹색당 대통령 후보는 “이라크 제재는 독재자의 권력만 강화시켰다”고 규탄했다. 민주당의 데니스 쿠치니시 하원의원도 “잘못된 제재는 무고한 어린이만 죽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서 주민과 함께 생활하며 어려움을 직접 체험하고 있는 미 민간단체 ‘광야의 목소리’ 회원 4명은 6일 바그다드 주재 유엔대표부 밖에서 사흘간의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무고한 어린이만 희생"▼

케시 켈리 대표는 “수많은 무고한 생명이 정치적 이유로 죽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런던에서도 이날 이 단체 소속 회원들이 회전전망탑 ‘런던의 눈’에 올라가 제재 중단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 있는 유엔대표부 앞에서도 200여명의 시민이 경제제재를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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