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벤처캐피탈업계, 여성 소유기업 지원 저조

  • 입력 2000년 7월 19일 13시 53분


미국의 벤처 캐피털업계는 매년 신생기업들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고 있지만 910만개나 되는 여성 소유 기업들 가운데 이같은 혜택을 보고 있는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여성기업소유주재단(NFWBO)과 웰스 파고 앤드 컴퍼니가 18일 발표한 여성소유 기업의 벤처자금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이 소유주인 기업은 전체 미국기업의 38%에 달하지만 벤처 캐피털 투자금액 가운데 이들 여성 소유 기업이 지원받은 돈은 2%에 지나지 않았다.

이같은 조사 결과는 여성 기업인들 대부분이 풍부한 벤처 캐피털보다는 자신의 예금 또는 대출금으로 사업자금을 충당하고 있으며, 따라서 성장에 결정적인 한계로 작용하는 부채의 부담을 안고 있음을 의미한다.

샌프란시스코의 조사업체 벤처원의 조사 결과를 봐도 지난해 벤처 캐피털의 지원을 받은 2559개 업체 가운데 여성이 창업주인 기업은 186개로 전체의 7%에 그쳤다.

지난해 벤처 캐피털 업계가 신생업체들에 쏟아 부은 투자금은 모두 48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성 기업을 등한시 하는 이같은 경향은 결과적으로 유망한 기업들을 외면함으로써 벤처 캐피털 업계 자체에도 손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여성이 소유한 기업들이 벤처 캐피털의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는 이유는 여러가지로 분석되고 있다.

우선 여성 기업인 스스로가 벤처 캐피털의 지원을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 첫번째 이유다. NFWBO와 웰스 파고의 조사에서는 불과 11%의 여성 기업인들만이 적극적으로 벤처 캐피털을 찾아 나선다고 밝혔다.

또 여성들이 벤처 캐피털 업계에 연줄이 없다는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나타나 여성 기업인들이 벤처 자금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벤처 캐피털 업계의 지인(知人)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조사에서 벤처 투자가들 가운데 여성은 3분의 2가 지난 3년간 여성이 소유한 기업의 지분을 취득했다고 응답한 반면 남성 투자가들은 이같이 응답한 비율이 40%에 불과해 여성 기업인들은 같은 여성인 투자가들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AP연합뉴스]cwhyna@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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