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韓에 미그機 밀수출 주도 카자흐 무기商 의문의 피살

  • 입력 2000년 4월 21일 20시 09분


북한에 미그 21 전투기 밀수출을 주도했던 카자흐스탄 국영 무기수출회사 ‘카자스페츠엑스포르트’의 탈가트 이브라예프 사장이 16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암살됐다.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언론 매체들은 미그기 밀수출 사건과 이번 사건이 관련이 있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러시아 APN통신은 지난해 8월 40여대의 미그 21 전투기를 북한에 밀수출한 사건에 대해 그가 너무 많이 알고 있어 살해됐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의 카자흐스탄 방문 직전에 암살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누군가 진상이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를 죽였을 것이란 추측.

올브라이트는 카자흐스탄 방문시 미그기 밀수출사건의 철저한 진상 조사와 사건 관련자 처벌을 요구함으로써 이 사건은 외교 쟁점이 되고 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지난해 밀수출 사실이 드러난 뒤 미국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자 바히트잔 예르타예프 군총참모장과 누르타이 아비카예프 국가안보위의장 등을 해임했다. 그러나 최근 이들을 방공사령관과 외무차관으로 슬그머니 복귀시키고 다른 관련자도 처벌하는 둥 마는 둥 하면서 양국 관계는 다시 불편해졌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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