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오부치시대]日 정국 어떻게 움직이나?

  • 입력 2000년 4월 4일 19시 51분


일본 정치는 철저하게 파벌의 역학관계에 따라 좌우된다.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총리의 유고 이후 집권 자민당이 후임총리를 인선하는 과정도 예외가 아니다. 모리 요시로(森喜朗)간사장이 후임총리로 거의 내정된 것도 파벌의 역학관계에 따른 당연한 결과다.

주류인가, 비주류인가 하는 점과 계파 소속 의원이 얼마나 되느냐가 정국의 향방을 가른다. 후임총리는 주류,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의원을 거느린 최대 파벌이 결정권을 갖는 게 불문율이다. 이 때문에 ‘반란’ ‘뜻밖’으로 표현할 만한 결과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현재 자민당내 주류 3대 파벌은 오부치파, 모리파, 에토 가메이(江藤龜井)파다. 오부치파가 가장 크다. 그러나 오부치파에는 총리감이 없다.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관방부장관, 후지이 다카오(藤井孝男)국회대책부위원장, 스즈키 무네오(鈴木宗男)당총무국장이 차세대 리더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50대로서 아직 명함을 내밀 때가 못된다.

모리파의 리더인 모리 간사장이 부상한 것도 이 때문이다. 주류 중에서는 두 번째로 세력이 크다. 오부치총리의 정책을 충실히 지원해온 공도 있다.

G8정상회담 등을 앞둔 시점에서 외교경험이 풍부한 고노 요헤이(河野洋平)외상이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주류 중에서는 최소 파벌이다. 가토파의 리더인 가토 고이치(加藤紘一)전간사장의 가능성을 점쳤던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는 비주류다.

이번 총리인선에서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공동여당인 공명당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립정권을 지지했던 인물을 총리로 세우라는 것이다. 이 요구에 맞는 인물도 모리 간사장밖에 없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