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래도 주식-채권으로…日업체 신축자금 마련

  • 입력 2000년 2월 12일 20시 07분


부동산도 채권이나 주식의 형태로 만들어져 많은 투자자들이 팔고 사는 시대가 됐다.

일본 대형유통업체 자스코는 올해 개설할 신규점포 5개의 건물에 대해 주식과 회사채 등 부동산증권을 발행해 300억엔의 신축자금을 모으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주식이나 회사채는 원래 기업의 자산가치나 신용도에 따라 발행하는 것이지만 부동산증권은 특정 부동산의 자산가치에만 한정해 발행하는 것이다. 즉 부동산증권 투자자들은 부동산의 미래가치를 감안해 주식이나 채권을 인수한 뒤 임대료 수입 등에 따라 매년 배당을 받을 수 있고 일정기간 후에는 부동산 가치를 따져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이때 부동산 가격이 예상보다 떨어지면 손해를, 예상보다 오르면 이익을 보게된다.

일본에서는 이미 지어진 건물에 대해 부동산 증권을 발행한 적은 있지만 자스코처럼 건물을 짓기 전에 신축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증권을 발행하는 것은 처음. 자스코로서는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지 않고도 신규점포를 지어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스코는 각 점포의 예상매출액이나 폐점가능성을 토대로 투자리스크를 수치화하는 등 각종 데이터를 투자자에게 공개했다. 그 결과 리스업체와 국영금융기관 손해보험업체 등이 자스코의 부동산증권에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신규점포 개점 후 자스코가 내는 임대료는 투자자들에 대한 배당이나 원리금 지급을 위한 재원으로 쓰이게 된다.

다이이치생명보험도 다음달 자사보유 임대빌딩 5동을 채권형태(총 180억엔 어치)로 만들어 전체를 매각하기로 했다고 11일 발표했다. 빌딩에 따라 신용도를 책정해 우량채권은 연 평균 예상수익률 2%, 리스크가 높은 채권은 예상수익률 9%이며 상환기간은 5년.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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