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墺 극우연정 반발]"오스트리아서 스키타지 맙시다"

  • 입력 2000년 2월 8일 20시 19분


오스트리아 극우 자유당의 연정 참여에 대한 반발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외르크 하이더 자유당 당수는 국내외의 비판을 의식한 듯 자신은 인종차별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의 유대인 단체 유대인청은 7일 세계 유대인들에게 오스트리아와의 모든 접촉을 거부하는 운동을 펼칠 것을 촉구했다.

준관영기구인 유대인청은 세계유대민족주의자기구(WZO)와 합동으로 긴급회의를 연 뒤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을 비롯한 세계 모든 유대인들과 유대인 기구들은 오스트리아 방문을 중지하고 오스트리아 신정부와의 접촉을 끊을 것”을 촉구했다.

이 기구는 또 오스트리아 거주 유대인들에게 이스라엘로 이민하라고 권고했다.

유럽의 유대인 권익보호단체인 유럽유대인의회(EJC)도 7일 성명을 통해 유럽인들에게 스키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관광자제를 촉구했다.

EJC는 나아가 현재 빈에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본부를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하이더 오스트리아 자유당 당수는 7일 미국 CBS 방송과 가진 회견에서 “자유당은 나치의 어떠한 시각에 대해서도 동정하지 않는다”며 “내가 인종차별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은 연정에서 밀려난 사민당의 음모”라고 말했다.

하이더는 또 “유대인과 흑인을 포함한 모든 이민자를 받아들일 것”이라며 연정출범 직전 밝혔던 외국 이민 금지 정책과 상반되는 발언을 했다. 그는 미국이 멕시코와의 국경지대에 세운 2m 높이의 담을 오스트리아가 국경에 설치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우리의 정책은 빌 클린턴 미국 행정부의 이민정책보다 훨씬 개방적”이라고 주장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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