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잘란 "사느냐 죽느냐"…터키정부 사형여부 논의

  • 입력 2000년 1월 12일 20시 03분


쿠르드 반군지도자 압둘라 오잘란의 사형집행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터키 연립정부 지도자 회의가 12일 밤(한국시간) 열렸다. 회의결과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회의에서 지도자들은 지난해 11월 유럽인권재판소(ECHR)가 터키에 요청한 오잘란의 사형집행 유보문제를 논의했다. 이 문제는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은 물론 터키 연립정부의 장래에도 영향을 미치는 민감한 사안이어서 회의결과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뷜렌트 에제비트 총리가 이끄는 민주좌익당(DSP)과 데브레트 바첼리 부총리의 민족주의행동당(MHP), 메수트 일마즈의 조국당 등 연정참여 3개 정당은 그동안 ECHR의 요청을 두고 논의를 해왔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오잘란 처형 문제는 특히 연정 참여정당들의 정강정책과 관련돼 합의가 어려운 실정이다. 에제비트 총리는 사형집행을 강행할 경우 터키의 숙원인 EU 가입이 무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술레이만 데미렐 대통령과 일마즈 조국당 당수도 같은 입장.

반면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오잘란 처형을 공약으로 내세워 민족주의 성향의 표를 끌어모았던 MHP의 바첼리 부총리는 사형 집행을 주장하고 있다.

오잘란은 지난해 2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체포된 뒤 6월 터키법정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황유성기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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