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퀴즈프로 상한가…ABC 시청률 1위 '공신'

  • 입력 1999년 10월 10일 19시 39분


미국의 네트워크방송에서 퀴즈프로그램 붐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공중파 TV인 ABC의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어하는가(Who Wants to Be a Millionaire)’가 올 여름 최대의 히트작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 프로는 10명의 출연자가 100달러에서 출발해 퀴즈를 맞히면 계속 2배의 상금을 받는 ‘퀴즈 쇼’로 100만 달러를 타려면 15문제를 맞혀야 한다.

일간지 뉴욕 데일리뉴스에 따르면 이 프로는 8월 중순부터 매일 한 차례씩 13회 방영되는 동안 한 회 최대 2200여만 명의 시청자(닐슨 조사)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시청률 만년 3위이던 ABC가 여름철에는 1위였던 NBC를 누르는 발판이 되기도 했다.

이 프로는 지난해 영국 최고의 인기 프로 포맷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다. 책임프로듀서 마이클 데이비스는 “프로 제목도 영국 프로에서 물음표만 뺐을 뿐이고, 진행자 레기스 필빈의 의상이나 말투도 영국 프로의 진행자인 크리스 타란트와 거의 비슷하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싸구려 복제품’이라는 비판이 일었지만 ABC는 포맷을 변경하지 않는 조건으로 영국 방송사의 사전 허락을 얻은것이라고 해명했다.

‘누가 백만장자가…’가 성공하자 ABC는 일단 한 시즌이 끝난 이 프로를 11월에 다시 시작하며, CBS도 과거 인기 퀴즈쇼를 리메이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공중파 TV들은 영화 ‘퀴즈쇼’에서 묘사됐던 것처럼 50년대말 거액의 퀴즈쇼 사기 사건 이후 퀴즈쇼 제작을 기피해왔다.

〈허 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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