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진출 美기업들 『콕스보고서 불똥 어디로』냉가슴

  • 입력 1999년 6월 6일 20시 48분


중국에 진출한 미국의 첨단 기업들은 요즘 미국 핵기술의 중국유출과정을 밝힌 하원의 ‘콕스보고서’ 불똥이 경제계로 번질까 봐 전전긍긍한다.

콕스보고서가 “군사적 용도로 전용될 수 있는 컴퓨터와 칩, 광학기기 등 첨단제품을 중국으로 수출하는 것을 엄격히 통제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기 때문이다.

콕스보고서 발표로 미 세관의 통관절차가 엄격해지는 것은 물론 중국에 설립된 미중 합작법인의 제조활동도 위축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것.

최근 한 미국 기업은 협력회사인 중국 기업의 기술자 30명을 미국 본사에 장기간 연수시키는 프로그램을 취소했다.

미 행정부는 콕스보고서가 나오기 전인 2월 휴즈일렉트로닉스가 4억5천만달러 상당의 인공위성을 중국군과 연관된 업체에 판매하는 것을 금지했다. 미 정부가 올들어 중국에 대해 이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마당에 콕스보고서마저 등장했으니 문제는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중국의 높은 무역장벽을 간신히 뚫고 교두보를 마련한 유나이티드테크놀러지 시스코 선마이크로시스템스 AT&T 등 첨단업체들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정책이 냉전시대로 돌아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 재계는 미 행정부에 대해 무역관계를 해칠 정도로 중국을 몰아세워서는 안된다며 공화당의 중국 강경론에 반대했다. 하지만 콕스보고서 공개 이후 미국 사회 전반에 걸쳐 ‘중국 혐오’정서가 퍼지면서 이제는 목소리를 낮출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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