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 지도부 균열조짐…협상주장 부총리 해임

  • 입력 1999년 4월 29일 19시 49분


유고연방은 28일 “정부 입장과 배치되는 공개적인 발언을 해 정부의 위신을 손상시켰다”는 이유로 부크 드라스코비치 부총리를 해임했다.

드라스코비치 부총리는 유고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의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며 코소보에 유엔평화유지군을 주둔시키는 방안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 인물. 그를 해임함에 따라 유고가 아직은 코소보에 유엔평화유지군을 받아들일 태세가 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드라스코비치는 해임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이끄는 세르비아쇄신운동 소속 장관 3명이 사임할 것이라고 밝혀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NATO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서슴지 않았던 드라스코비치의 해임은 유고 지도부의 분열을 의미하며 나아가 밀로셰비치 정권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희망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제이미 셰어 NATO대변인은 이날 “부총리의 해임은 밀로셰비치 대통령이 점점 고립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유고 연방의 일원인 몬테네그로공화국의 밀로 듀카노비치 대통령도 “밀로셰비치의 강경책에 대한 반대가 늘고 있음을 확인해 주는 것”이라며 상황이 NATO에 유리하게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찮다. 드라스코비치는 불과 3개월 전 부총리 6명의 하나로 집권연합에 참여했다. 따라서 유고 지도부에서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드라스코비치와 함께 96년‘자예드노(모두 함께)’라는 정당을 결성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던 야당지도자 조란 딘디치는 28일 오스트리아TV와의 회견에서 “드라스코비치는 정책결정과정에서 소외됐었다”며 “그의 해임이 지도부의 균열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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