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집권당 당수, 유고 공습 비난하며 사임

  • 입력 1999년 4월 18일 20시 48분


발칸 전쟁의 유탄이 엉뚱하게도 프랑스 정가에 떨어져 프랑스 집권 우파 공화국연합(RPR)이 흔들리고 있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소속된 RPR의 필립 세갱 당수는 16일 시라크대통령의 대(對)유고정책을 비난하며 당수직을 사임했다.그는 사임연설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공습에 개입한 시라크대통령의 정책은 ‘오도된 여론조사에 고무된 자살전략’이라고 비난했다.

세갱은 6월 실시되는 유럽의회 선거에 출마할 프랑스 중도우파 후보 대표직도 내놓았다.

세갱의 사임은 샤를 드골 전대통령이 주창한 프랑스의 ‘위대한 고립’을 포기한 시라크대통령에 대한 도전으로 보인다.

드골의 이념을 정강으로 삼고 있는 RPR의 골수당원들은 시라크대통령이 당을 배신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발칸전쟁에 프랑스를 내던졌다며 비난하고 있다.

세갱이 제시한 유럽의회 후보 명단을 탐탁하지 않게 여기고 있는 시라크대통령의 반응도 그의 사임을 불러온 한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원의장을 지낸 세갱은 97년 알렝 쥐페 전총리로부터 RPR당수직을 이어받았다. 당내에서 2002년 대선 출마를 놓고 시라크대통령에 맞설 인물로 거론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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